Daily Life/생각 정리

(일기장) 멘탈이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의 진정한 차이

2로 접어듦 2024. 4. 20. 14:41

(들어가며: 다소 주저리주저리가 많고 정리되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다. 그냥 일기장이다.)

 

 

<멘탈이 강한 자, 조금은 흔해져 본질을 잃어버린 키워드>

멘탈이 강하다는 것은 요즈음 어떤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가? 나는 멘탈이 강한 사람이었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멘탈, 정신력, 자존감, 자신감, 확신, 목표 그리고 성취.

바쁘게만 정신없이 지내기만 했지,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견디고 버티고 성장하려고 하고 있었는지 명확하게 정리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다음과 같은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이미지 출처: 충코의 철학, YouTube

 

사실 '멘탈 관리' 라는 키워드는 많은 자기계발 채널 및 도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키워드이다. 많이 접해보았다면 사실 조금 넌더리가 날 수 있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흔히들 '정신력 부족', '본인만의 주관' 으로 이야기가 귀결되니까. 내가 좀 그랬다. 흔한 키워드이기 때문에 다소 고정관념을 가지고 무슨 말을 하려고 할지 지레짐작하고, 오히려 본질을 종종 놓치기도 하는..

그래도 종종 챙겨보는 채널이기도 했고, 한 가지 주제를 다룰 때도 충분한 성찰과 사유를 거쳐 다른 분들에 비해 양질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경향이 크다고 생각해서, 속는 셈 치고 한번 들어보았다(사실 지하철 퇴근 시간 라디오처럼 듣기 편한 짧은 영상이어서도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을 상정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을 상정한다는 것. 그건 어떤 뜻이고 어떤 의미일까? 어떻게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하다는 상황을 가정한다는 건 어떤 상황을 가정하는 것인가? 
병원에 가고 싶어도 못 가고, 먹고 싶은게 있어도 참아야되는 상황을 의미하는 거겠지…

 

태생적으로 원하는 것이 많지 않아 그렇게 부족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사람마다 또 다르긴 하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상황을 상정하는 것은 물질적인 욕망을 통제해야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겠다. 외톨이같은 상황이겠지. 버려진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세상이 온통 회색빛깔이지 않을까?

그런 상황에서 불안해하지 않고 스스로의 기준을 계속 발판삼아 하나씩 이겨내고 성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풍족한 것들이 많은 상황에서, 남들과 비교해서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가?
아주 조그마한 스마트폰 화면에서의 SNS에서조차 손쉽게 남들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네가. 네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외로움은 견딜 수 있을 것 같지만, 부러워하고 불안해하는 마음을 다스리기엔 너무 힘들 것 같다.
실제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겠지만, 이런저런 상황들을 가정해보면서 내가 느낄 감정들을 미리 생각해보고,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면 좋을 지 정리해두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안정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것은… 뭘까? 최저시급에 가깝지만 그래도 월급은 나오는 직장? 조금씩이지만 그래도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는 내 AI 역량? 언제나 든든히 내 편을 지켜주는 가족? 친구들? 이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상황이라면?
아, 내가 가장 큰 감정의 변화를 느낄 만한 상황은 (현재로서는) 이런 것이겠다. 같이 성장한다고 생각했던 팀원들은 모두 이미 한참 성장해있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에 있는 것같이 느껴지는 상황. 이건 나와 남을 최대한 비교하고 나 자신만의 기준을 갖추지 않기에 드는 감정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멘탈이 아주 약해져있을 때, 처참히 무너지는 상황이란 이런 것이리라.

(글쎄, 어렸을 때라면 그런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의 나는 이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optimal 하지 않지만, stochastic에 가깝긴 하지만 계속 도전하고 정리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제자리에 멈춰 있는 상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이미지 출처: Satwik Muthappa, 링크드인

 

그렇다면 내가 만들 수 있는 나만의 기준과 목표는 무엇이 있는가? 다시 말하면, 나는 나를 얼마큼 잘 알고 있는가? 가 되겠다.

 

 

<훈련소에서 자본주의의 위대함을 느꼈을 때>

진부하고 재미없겠지만 군대이야기 한 스푼.

내가 훈련소에서 행군하고 나서 자본주의의 위대함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힘들게 훈련을 마치고 식사를 하는 데, 후라이드 치킨이 반찬으로 나왔던 적이 있었다. 조그마하고 대충 튀기긴 했지만 치킨은 치킨. 그것도 겨우 두어조각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맨 밥에 제대로 된 반찬이 없어 그 한 두 조각도 되게 소중했다. 먹고 싶은 걸 제일 못먹고 참아야했던 시기가 그 때가 아니었을까. 배부르게 먹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 때 나는 돈이 참 많으면 이러한 박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텐데, 하고 생각했다. 힘들게 훈련도 받았는데 밥도 제대로 안 주니 울분이 터져나올 만 했다. 그렇게 나는 자본주의의 위대함(?)을 조금 뒤틀린 방식으로 경험했다.

 

훈련소에서 이거랑 별 차이 없는 밥을 먹었던 것 같다. 이미지 출처: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이러한 생각은 오히려 멘탈이 약하다는 걸 강하게 반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 이라는 것의 위대하고 막강한 권력, 그리고 절실한 필요성을 느꼈던 것은, 정말 내가 가난하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내가 본능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대처 방법이었던 것 같다. 미숙한 반응이었던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뒤따라 들었다.

 

목이 타들어갈 것 같지만 시원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주어진 음식도 충분히 먹지 못하는 그런 상황들, 금방 지나갈 것이라는 조금은 유연한 태도를 지녔다면 조금 더 성숙한 반응을 했다고 생각할 것 같다. 그래도 21살이 하기에는 좀 어려운 생각이긴 하다.

또, 오히려 평소에는 하지 못하는 즐거운 경험이라고까지 생각할 수 있었을까? 나의 극한은 어디까지인가? 나는 이러한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가? 하는 생각으로 도전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 당시에는 그렇게 묵묵히 이겨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졸면서 행군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앞 동기와 거리가 많이 벌어졌던 게 기억이 난다. 조교가 소리쳐도 짜증나는 감정이 들지 않았고 오히려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질적 가치와 자본주의는 위대하지 않다>

돈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돈을 좇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왜 그래야하는가? 를 언어적 표현으로써 명쾌하게 표현하지 못했던 것이 내심 아쉽고 답답했는데, 그걸 명쾌하게 '충코의 철학'에서 풀어주었다.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 충코님, 감사합니다.

 

영상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서론으로는,

사람의 행동은 외부 조건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멘탈이 약한 사람도 외부 조건이 잘 충족되면 멘탈이 강한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다. 사람의 진실된 내면을 보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안정적으로 믿고 의지해왔던 대상이 사라진 상황이 닥쳐야 한다. 그러면, 정말 그 사람은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거나 다른 기회가 주어질 때까지 묵묵히 노력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것.

 

본론은, 

자본주의와 물질적 사치, 돈을 선망하는 태도는 오히려 용감한 인간의 모습과는 거리가 아주 멀며, 몹시 보잘것없고 경박한 것이라는 것.(by 윌리엄 제임스) 오히려 고대 성인들은 전통적으로 가난한 삶을 살았다. 불안해하지 않고, 오히려 인생의 중요한 통찰을 얻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자신이 깨달은 바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심리적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도왔다고 한다.

 

 

돈이 없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것은 쇠락한 정신을 의미하는 것이며, 겁이 많은 것이다. 정면으로 받아들일 용기가 없기 때문에 물질적인 것으로 성벽을 쌓고 안전한 성 안으로 도망치려고 한다는 것이다.
가난을 마주할 용기를 지녔다는 것은 물질적 가치가 지배적인 사회에 반해 내면의 어떠한 본인만의 인생의 기준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불안과 불확실성에 자신을 내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기준에 맞춰 자신을 무 비판적으로 키워나갔다면 오히려 겁이 많은 걸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남들과 쉽게 비교하고 무너지거나, 본인의 행복과 가치를 외부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은 자본주의와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가치를 선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그렇다고 부가 재분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공산주의를 찬양하려는 것은 아니다) 쉽게 흔들리고 무너지는 것은 강인하고 굳건한 정신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체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생각의 힘이 부족했던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사유하지 않고 단순하게, 세상이 흘러가는 대로, 남들이 하는 대로 그대로, '무 비판적으로' 나 자신을 키워나갔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나는 비슷한 상황이 올 때마다 정신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정신력은 곧 체력에서 나오니 꾸준한 운동과 습관으로 다스리려고 했다. 물론 호르몬적으로 효과가 충분히 있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아니다.

감정이라는 것은 충분히 어떠한 사고과정을 통해서 원인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 신기한 깨달음이었다.

 

유튜버는 '가난' 이라는 주제로 '멘탈이 강한 자' 라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나 해석하는 방향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