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생각 정리

나는 매일 부지런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2로 접어듦 2021. 8. 14. 11:39

정말 꾸준한 습관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습관이란 것은, 어떠한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일 수도 있고, 무엇이 좋아서 계속하다 보니 습관이 된 것일 수도 있다.

그중 제일 피해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끼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지속하는 습관이다.

심해지면 '중독' 이 되는 것이 아닐까.

 

아침마다 눈을 뜨기 위해서 핸드폰을 부여잡고 SNS 눈팅을 하며 잠을 깨는 습관이 싫었다. 시시콜콜한 잡글을 읽으면서 눈을 비빌 바에, 한껏 정제되어 있고 수준이 있는 책의 글귀들을 읽자고 머리맡에 두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SNS를 눈팅하는 습관을 무의식적으로 계속 지속했었다.

결국 그것은 아침에 눈을 뜨는 것 이상으로 나를 옭아매기 시작했고, 점점 핸드폰을 부여잡는 시간이 늘어갔다. 한 게시글을 보면 다른 연관 게시글이 추천되고, 또 관련된 게시글들이 나를 유혹했다. 점차 늪에 빠져드는 사람처럼,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중독'이 어느새 성큼 가까이 다가와있었다.

 

문득 이러한 습관이 나를 정의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졌다.

내 소중한 다른 시간들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소모해버리며, 내가 나를 정의하고 싶은 다른 것들에 시간을 쏟지 못해 그것들이 나를 정의하지 못하게 된다면, 무엇이 나를 의미하게 되는 것일까.

 

'너는 취미가 뭐야?'라는 질문에 나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SNS 어플을 계속 업데이트하며 새로운 게시글에 내 시간들을 낭비해 버리면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이것을 내 취미의 일환으로 삼았던 것이다. 취미생활은 내가 잠시 책임과 사회적인 짐들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나를 돌보는 활동, 시간들의 연속이어야 하는데, 정작 나는 무의식적으로, 점차 늪에 빠져들면서 남들의 생활을 정말 단순히 구경하면서 그 시간들을 허비하고 있었다. 결과는 뻔하다. 점차 나는 남들과의 생활을 비교하기 시작했고, 자기애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핸드폰을 덮어두어도 무엇인지 모를 공허함이 기분 나쁘게 자라나기 시작했다.

 

의식하지 못했던 사이에, 이러한 습관이 나를 변화시켜버렸던 것이다.

 

나는 단순히 '핸드폰을 하지 말자!'라고 마음먹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시도했다.

아침에 눈을 쉽게 뜨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늦게 잠에 들었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지 못해 끙끙댔기 때문이었다. 나는 10분, 20분, 조금씩, 자려고 눕는 시간을 앞당기며 천천히 변화해보려고 노력했다.

일어나자마자 아침에는 명상을 해보려고 시도해보기도 했다. 뭐, 명상을 하는데 자세가 뭐가 중요해 싶어서 잠에서 깼다 싶으면 누운 자세 그대로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명상을 너무 깊게 하다가 다시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실패했다.

 

사실 아직도 진행중이다. 매일 아침과의 사투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일상의 정신없는 혼돈 속으로 몸을 던지는 것보다, 포근한 이불과 아침의 그 몽롱한 정신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더 쉬고 싶은 것이 정상이니까.

미라클 모닝을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침 루틴을 달성하고 하루가 바뀌어가는 모습에서 쾌감을 느꼈기 때문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새벽을 나서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매일 부지런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부터 하루를 시작하며, 나를 정의할 수 있는 나만의 습관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 '당신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세요?'라고 물으면,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