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생각 정리

삶을 살아가는 나름 웃긴 방식

2로 접어듦 2021. 8. 21. 11:42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문득 나는 로봇처럼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오히려 로봇이 되고 싶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로봇이라면 과제들을 잘 스케줄링해서 척척 하나씩, 시간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 테니까.

 

처음부터 로봇이 되고 싶다고 느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해야 하는 일들에 치여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씩 해나가는 행위가 조금씩 벅차 왔던 순간부터,

해야 하는 일들을 어느 정도 끝내고 난 뒤 찾아오는 여유에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지 몰라 혼란스러웠던 순간,

어색했던 혼란스러움을 잠재우기 위해 또 어디선가 해야 할 일들을 찾았던 순간,

이 패턴이 어느샌가 깊숙이 내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어버린 순간까지.

마치 종이 위에 잉크가 떨어져 지우기 힘들 정도로 스며들어가는 그런 느낌으로, 내 안에 자리 잡았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이다.

언제나 해야 하는 일들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고 싶은 것이 자연스레 생길 수밖에 없다.

언제나 그 어색했던 혼란스러움을 피할 수도 없다.

나의 취향, 흥미, 취미를 만들어나가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다. 색깔 없는 사람이 된다.

 

'나를 정의하는 것들'을 나는 내가 만들어 가고 싶다. 의식적으로.

 

부지런해지고 싶다고 느끼는 것도 할 일들을 잘 해내기 위함도 있지만, 결국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들과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기 위한 준비단계이다. 여기서 이 '조화'가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치우치게 되는 일이 나는 꽤나 두렵다. 해야 하는 일들을 통해서만 나는 나의 직업적인, 학문적인 능력이 함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해야하는 일에 너무 치우치게 되면 나는 로봇이 되어버리는 것일 테니, 로봇을 만드는 게 아니라 직접 되어버리면 너무 우스운 일이 아닌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나에게 재미있는가? 재미있지 않다면 이따가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 종종 질문해보자.

또,

해야하는 일 사이에서 하고 싶은 일을 적절히 섞기. 해야 하는 일들에 치여 나를 잃지 않기. 종종 여유를 갖기.

해야 하는 일들을 내팽개칠 수는 없는 상황에서 결론 내릴 수 있는 최선의 방침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