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생각 정리

두려워서 자꾸 도망간다.

2로 접어듦 2023. 2. 12. 10:56

타인과 자기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현대 경쟁 사회, 능력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피할 수 없는 행위가 되었다. 본인의 의지가 아니어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하게 된다.

 

항상 밝고 즐거운, 최선의 모습만이 드러나는 인스타그램을 싫어했다. 어떠한 가치관을 주장해야만 할 것 같고, 컨셉을 잡고 꾸며야 할 것 같았으며, 그게 아니더라도 자꾸만 올라오는 친구들의 스토리가 계속 궁금해서 들여다보며 무의식적으로 나 자신과 비교하게 되었다. 비교하는 게 싫어질 때면 재미있는 짤이나 영상을 보면서 나를 비교하는 행위를 회피했었다. 끊어내지 못하고.

 

생각해보면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행위는 나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부끄러운 일이 전혀 아니다. 나를 대중에 드러내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나는 요즈음 누군가의 기록 자체를 보는 행위도 두려워하는가, 의문이 들었다.

 

인공지능 관련 최신 기사들이 업데이트되는 뉴스 탭을 누르기가 무섭다.

관련 업계에서, 학과에서 프로젝트를 하고, 대회에 참여하고 수상하는 사람들의 회고록을 들여다보기가 무섭다.

 

나는 도망가고 있다. 회피하고 있다.

 

비교하는 행위로부터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대충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 능력과 한계에 대한 현실적인 감각들이 날카로워짐과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한 가혹적인 생각이 뒤따른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아쉬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재 내가 겨우 여기정도 뿐이구나' 라는 것, 체계적이고 창의적인 커리어를 쌓으며 기록하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과연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운 생각이 덮칠까 살짝 두렵다.

 

에이, 그래도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는 알고 있다.

비교하는 행위 자체는 상당히 긍정적인 면을 갖고 있다는 것, 이를 잘 이용하면 반대로 본인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방안을 충분히 모색할 수 있는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아쉬운 면을 보충하고자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것.

 

하지만 항상 첫 걸음이 어렵다.

먼저 인정해야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주저하고있다.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위치를 이해하고 인정해야하는데, 이 또한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과 다름없기 때문에 나는 두려워하고있다.

어쩌면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조금은 가볍게 생각하며 오픈마인드, 긍정적인 마인드로 다양한 것들을 수용하고 흡수할 수 있어야하는데, 본인의 필드에서는 그게 쉽지 않은 것 같다. 다소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무한한 포텐셜을 가진 피터팬으로만 남지 않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희생이 따른다고 했다. 자기자신의 희생 말이다. 손해를 감수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을 수도 있다. 어느정도는 감을 잡고 있으니까.

빠르게 받아들이자. 깎아나가며 예리하게 다듬어보자. 포텐셜을 활용해서 '무엇'을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