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문득 나는 로봇처럼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오히려 로봇이 되고 싶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로봇이라면 과제들을 잘 스케줄링해서 척척 하나씩, 시간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 테니까. 처음부터 로봇이 되고 싶다고 느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해야 하는 일들에 치여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씩 해나가는 행위가 조금씩 벅차 왔던 순간부터, 해야 하는 일들을 어느 정도 끝내고 난 뒤 찾아오는 여유에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지 몰라 혼란스러웠던 순간, 어색했던 혼란스러움을 잠재우기 위해 또 어디선가 해야 할 일들을 찾았던 순간, 이 패턴이 어느샌가 깊숙이 내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어버린 순간까지. 마치 종이 위에 잉크가 떨어져 지우기 힘들 정도..